[서정욱 칼럼] 추미애와 권력의 애완견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나

김두용 기자 | 기사입력 2020/09/07 [11:05]

[서정욱 칼럼] 추미애와 권력의 애완견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나

김두용 기자 | 입력 : 2020/09/07 [11:05]

▲ 서정욱 변호사 (C)더뉴스코리아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의 황제 휴가, 군무 이탈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관련자들의 증언으로 실체적 진실이 수면 위로 조금씩 떠오르면서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필자는 위 의혹에 대해 황제 휴가라는 도덕적 차원을 넘어 군무 이탈, 증거 은폐, 직권남용 등 법적으로 중대한 위법이 있다는 확신에 가까운 강한 의심을 가지고 있다. 네 가지 이유다.

첫째, 본 사건의 최초 제보자이자 스모킹 건인 당일 당직 사병 A병장이 거짓말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점이다. 2017. 6. 25. 당직 사병이던 A병장은 “서씨가 복귀 날짜(2017. 6. 23.)보다 이틀이 늦도록 복귀하지 않아 전화를 걸었더니 집이라고 하더라. 서씨와 통화를 마치고 얼마 안 돼 한 대위가 당직실로 찾아와 자신이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서씨를 휴가자로 처리하라고 지시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에 대해 서씨 변호인은 “A병장은 근거 없이 떠도는 이야기를 자신이 직접 경험한 것처럼 만들어 옮기는 ‘n차 정보원’의 전형”이라며 “서씨가 원래 복귀해야 하는 날짜는 6월 23일인데 이날 당직 사병은 A병장이 아닌 제3자였고, 서씨는 제3자와 통화했으며, A병장과는 통화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A병장은 본인이 서씨의 미복귀를 인지한 건 6월 25일이 맞고, 그날 오후 9시 19분쯤 자신이 페이스북 메시지로 동료 병사들에게 ‘나 특이사항 없습니다. 보고 끝내고 점호 병사한테 전화 받고 소름 돋았다. 추미애 씨 집이 서울이라 정말 다행이다. 야식장부로 해서 스무스하게 복귀한 걸로 해야지’라고 쓴 글을 공개했다.

수사 실무상 양측의 주장이 이렇게 첨예하게 대립할 때는 크게 합리적 추론과 증거에 의한 판단,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먼저 합리적 추론의 경우 거짓말을 했을 때 과연 자기에게 어떤 이익이 있냐는 것이다. 서씨의 경우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기 위해 거짓말을 할 중대한 이익이 있지만 A병장의 경우 서씨를 음해해서 본인에게 과연 어떤 이익이 있는가. 오히려 명예훼손이나 위증, 무고로 처벌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예측하고 미리 페이스북에 글을 남길 수 있는가. A병장이 조스트라다무스 조국 전 장관처럼 노스트라다무스라도 되는가.

다음으로 증거에 의한 방법으로 이 문제는 검찰이 서씨의 핸드폰만 압수수색하면 바로 규명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검찰이 서씨를 지금까지 소환조차 않는 것은 황제 휴가에 이은 또 다른 황제 수사다.

한편 A병장 스스로 추 장관 측의 고소를 요구하고 있는 이상 만약 추 장관 측이 떳떳하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A병장을 고소해 신속히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 만약 추 장관 측의 고소가 허위라면 무고의 책임을 져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둘째, 천명이 넘는 병사 중 왜 유독 서씨의 휴가 관련 서류만 누락되어 있는냐의 점이다. 9월 1일 국회에서 신원식 의원은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휴가 기록도 없고, 군의관 소견서도 없고, 병가의 근거가 없다”며 “지휘관인 중령의 구두 승인만으로 집에서 지낸 게 적법한가”라고 물었다. 이에 정경두 장관은 “서류상에 안 남겨져 행정절차상 오류는 있을 수 있다”면서도 “절차에 따라 병가와 휴가가 진행된 것으로 안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한편 질의에 앞서 신 의원은 사전 배포한 자료를 통해 “당시 휴가 승인권자인 중령은 ‘1·2차 병가 관련 기록이 누락된 것을 인정한다’면서 ‘다만 당시 1100명 내외의 병력을 행정 관리하다 보니 누락된 것이다. 휴가 명령권자는 나 자신이므로 내가 승인하면 그게 명령이다. 병가를 위한 당사자 면담 관련 기록은 연대통합행정시스템에 입력돼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이상의 정황을 종합하면 서씨의 휴가 기록이 누락된 것은 명백한데 왜 유독 천명이 넘는 병사 중 서씨의 기록만 누락되는가. 우연도 계속되면 필연인데 왜 과거 조국 전 장관 아들의 연세대 대학원 입시 서류처럼 권력이 연루된 경우에만 서류가 사라지는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때는 없던 서류도 청와대 캐비넷에 나타나더니 어떻게 서류도 산 권력과 죽은 권력에 따라 사라졌다 나타났다 하는가.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인가. 만약 누군가의 압력과 지시에 의해 서류가 사라졌다면 당연히 공용서류 손상 및 은닉, 증거인멸, 직권남용 등의 처벌이 따라야 할 것이다.

셋째, 추 장관은 보좌관과 군 관계자의 통화에 대해 왜 최근까지 계속 부인했냐는 점이다. 신 의원은 추 장관과 검찰이 통화사실을 계속 부인하자 9월 2일, 당시 추 장관 보좌관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는 B대위의 진술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서 B대위는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의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며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또 “서 일병의 병가가 곧 종료된다.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 하는데 병가 처리가 안 되느냐”는 전화 문의에 규정 확인 절차를 거쳐 “집에서 쉬는 것은 병가 처리가 안 된다”고 다시 전화로 알려줬다고 했다.

B대위 역시 A병장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을 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오히려 앞으로 엄청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래도 추 장관은 보좌관의 통화사실을 끝까지 부인할 것인가. 당시 보좌관이 추 장관의 지시없이 어떻게 사건의 경위를 알고 군에 전화할 수 있는가. 가사 백번을 양보해서 당시에는 추 장관이 몰랐다 하더라도 사건이 크게 확대된 최근에는 보좌관에게 당연히 확인해보았을 것 아닌가.

집권당 대표의 보좌관 전화는 민원성 문의전화였다고 해도 상대는 엄청난 외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외압 여부를 떠나 거짓말 자체로 이미 공인의 자격은 없다. 지금이라도 추 장관은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거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왜 검찰이 고소 후 8개월이 넘도록 늑장수사를 하고 서씨 측에 불리한 진술은 빼버리는 편파수사를 하느냐는 점이다. 권력바라기만 하는 검찰의 속성상 만약 서씨의 휴가연장이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당연히 통상적인 처리기간인 2~3개월안에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을 것이다. 본 사건 자체가 병원과 군 관계자들 조사만 바로 입증이 가능한 아주 간단한 사안 아닌가.

그런데 왜 검찰은 어떤 처분도 하지 못하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시간만 질질 끌고 있는가.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라는 것은 법의 상식이 아닌가. 이는 결국 추 장관 측의 범죄 혐의만 더욱 짙게 해줄 뿐이다.

무엇보다 검찰이 보좌관과 통화했다는 위의 B대위 진술을 받고도 참고인 조서에서 뺐다는 의혹은 정말 국기(國基)를 흔드는 중대한 문제다. 보도에 따르면 B대위는 지난 6월 조사에서 ’2017년 6월 추 의원 보좌관이라는 사람으로부터 휴가 연장 문의 전화를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런데 담당 수사관이 “입증할 수 있느냐. 확실하냐”고 재차 묻더니 애매하다며 결국 진술조서에 해당 내용을 넣지 않았다. 이것이 말이 되는가. 정상적 검찰이라면 즉각 해당 보좌관을 소환 조사하는 것은 물론 통화내역도 확보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결국 애매해서가 아니라 사실을 은폐하려고 일부러 뺀 것 아닌가.

이처럼 중요한 문제를 수사관이나 일개 평검사가 결정했을 리 없다면 결국 윗선에서 누군가 덮으라고 지시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남관, 고기영 등 동부지검장들의 잇단 영전과 검찰의 늑장·부실·편파수사 사이의 연관관계는 소설이 아니라 반드시 규명되어야 할 합리적 의혹인 것이다.

이상에서 추 장관 아들 위법 의혹을 네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았는데 끝으로 이 사건을 현 수사팀에 계속 맡겨놓을 수 있는지의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한다. 현 김관정 동부지검장은 대검 형사부장으로 있을 때 이 사건을 지휘한 사람이고, 담당 부장검사는 문 대통령 대학 후배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고교 후배다. 이런 분들이 과연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수 있겠는가. 오히려 계속 뭉개고 덮어 증거는 사라지고 관련자들이 입을 맞출 시간만 줄 가능성이 높지 않겠는가.

특히 김 검사장의 경우 편파수사를 하고 지난달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으로 발령 난 주임 검사와 수사관을 다시 파견해달라고 대검에 요청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계속 편파수사를 하겠다는 의도가 아닌가.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에 의한 공정하고 신속한 수사가 불가피한 이유다.

본 사건은 검찰개혁에 반대하는 세력들의 트집 잡기가 결코 아니다. 추 장관의 아들은 화가 나서 집에서 울고 있지만 촛불권력의 불공정과 불의에 분노한 국민들의 목소리는 요원의 불길처럼 활활 타오르고 있다. 병역 문제야말로 국민들에게 결코 건드릴 수 없는 역린(逆鱗)이 아닌가. 추 장관도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아들 ‘운전병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때 당 대표로 공세를 지휘하지 않았는가.

추 장관과 권력의 애완견으로 전락한 검찰은 더이상 이장폐천(以掌蔽天),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해선 안 된다. 다수의 사람을 일시적으로, 소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지만 다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링컨의 경구를 깊이 새겨야 한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더뉴스코리아>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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