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송철호와 황운하를 노렸다"...'30억 계약' 건설업자

화순투데이 | 기사입력 2020/01/11 [16:16]

"검찰은 송철호와 황운하를 노렸다"...'30억 계약' 건설업자

화순투데이 | 입력 : 2020/01/11 [16:16]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제기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사건을 검찰이 이미 2년 전부터 정치적 목적으로 수사해 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찰이 김 전 시장 관련 사건 수사에 착수한 2018년부터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을 타깃으로 한 수사를 진행했었다는 것이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과 ‘30억 불법 용역계약’을 맺었고,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이 사실을 경찰에 고발했던 울산 건설업자 김흥태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경찰수사가 진행중이던 2018년 말부터 검찰이 송철호 시장과 황운하 청장과의 관계, 그리고 이들과 관련된 비리를 진술하도록 회유, 협박했다”고 증언했다. 김 씨는 또 “검찰이 고발인인 나를 별건수사로 구속한 뒤, 5~6개월 간 무려 70번 가량 검찰에 불러 이런 식의 진술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김흥태 씨의 이런 주장은 ‘2018년 초 자유한국당의 고발로 청와대-황운하-송철호로 이어지는 소위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 사건 수사가 시작됐다’고 그간 알려져 왔던 검찰수사 배경과 배치되는 내용이다.    

앞서 김흥태 씨는 뉴스타파와 가진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2016년에 이미 검찰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형제 의혹을 수사했었다”, “김기현 전 시장의 동생이 먼저 ‘30억 불법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울산 건설업자 김흥태 씨는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선이 유력했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 김삼현 씨와 ‘30억 용역계약’을 맺었다. 김흥태 씨는 “김삼현 씨가 ‘형(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울산시장이 되면 사업상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고 제안해 맺은 계약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계약서는 이행되지 않았고, 김흥태 씨는 이 문제를 검찰(2016년)과 경찰(2018년)에 알리고 수사를 의뢰했다.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있으니 김 전 시장의 형제를 처벌해 달라”는 내용이었다.

경찰이 이 사건을 본격적으로 수사한 건 2018년 1월이다. 김흥태 씨가 경찰에 고발장을 낸 뒤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경찰 수사가 한창이던 2018년 5월경부터 검찰은 피의자인 김기현 전 시장의 동생에 대한 수사보다 고발인인 김흥태 씨의 뒤를 캐는데 수사력을 집중했다. 그리고 결국 그 해 12월, 김흥태 씨는 ‘30억 계약’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사기, 강요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이 김흥태 씨의 주변인들을 상대로 먼저털이식 별건수사를 벌인 결과였다.

김 씨가 구속될 당시 검찰이 어떻게 김흥태 씨 주변을 먼지털이식으로 수사했는지는 뉴스타파가 최근 입수, 공개한 5개의 음성파일로 확인할 수 있다. 김흥태 씨의 주변을 수사한 울산지검의 수사관과 김흥태 씨 주변인물들이 나눈 대화내용이다. 김흥태 씨의 사업파트너이자 지인인 강석주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인터뷰에서 “2018년 5월 경부터 검찰관계자가 ‘김흥태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라’고 집요하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 김흥태 씨 관련해서 검찰이 뭐라고 얘기했나?

“검찰은 김흥태를 사기꾼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돈을 엄청 많이 빌렸는데 돈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흥태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라고 종용했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어라’ 같은 표현을 쓰면서 집요하게 요구했다.”

강석주 김흥태 지인

 

▲ 울산지방검찰청

 

김흥태, “검찰, 송철호와 황운하 비리 불면 풀어준다고 회유, 협박”

그런데 김흥태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 가진 추가 인터뷰에서 자신을 구속한 이후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민주당, 그리고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에 대한 수사를 전방위로 진행하는 등 사실상 정치수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김흥태 씨의 증언 내용 중 일부다. 

 

“2018년 12월 구속된 뒤 70번 가량 검찰에 불려나가 조사를 받았다. 그런데 검찰은 내 구속 사유인 사기 등 혐의에 대해서는 별로 묻지 않았다. 주로 송철호 울산시장과 민주당, 황운하 울산경찰청장과 관련된 질문들이었다. ‘왜 황 청장이 김기현 전 시장 관련 수사팀을 교체했느냐’, ‘황 청장이 어떤 부탁을 들어줬는지 얘기해라’, ‘송철호를 당선시키기 위해 일부러 김기현 관련 의혹을 고발한 것이 아니냐’ 같은 질문이었다. 모두 내가 구속된 이유인 사기사건과는 관련이 없는 내용들이었다.

김흥태 ‘30억 불법계약’ 당사자

 

김흥태 씨는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과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 관련 비리 사실을 진술하면 풀어주겠다”는 식의 회유와 협박을 반복했다고도 주장했다.

“송철호 시장이나 황운하 청장은 ‘쳐 먹고 늘어져 있는데 왜 당신만 여기 구속돼 있느냐, 빨리 나가서 하던 사업을 계속해야 하지 않느냐’ 같은 말을 하면서 회유했다. 특히 송철호 시장에 대해서는 ‘시장이 안 될 사람이 시장이 되어 먹고 늘어지고 있다’고 말한 기억이 난다. 그 사람들의 비리를 폭로해도 나는 처벌받지 않을테니 걱정말고 얘기하라는 식이었다.”

김흥태 ‘30억 계약’ 당사자

 

김흥태 씨는 심지어 검찰이 자신을 회유하는 과정에서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검사 출신 변호사를 선임하라는 요구도 있었다. 그게 뭘 말하는 것인지 몰라 물어 보니 ‘검사들끼리는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담당 검사는 또 ‘수사에 협조를 하면 형량을 최대한 낮춰주고 아니면 최대한 높이겠다’고 자신의 권한을 설명했다.

김흥태 ‘30억 계약’ 당사자

 

취재진은 김흥태 씨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하기 위해 김 씨의 검찰 출정기록을 입수해 확인해 봤다. 그 결과 2018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약 5개월 동안 50번 넘게 검찰에 출정해 조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구속 직후인 2019년 1월의 경우, 1월 1일부터 나흘 연속 검찰에 불려 나간 것을 포함해 총 12일에 걸쳐 21번 조사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 김삼현 씨와 ‘30억 용역계약’을 맺었던 김흥태 씨의 지인 강석주 씨. 강 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로부터 김흥태를 고소하라는 강요를 수차례 받았다”고 증언했다.

 

김흥태 지인,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며 검찰이 회유, 협박” 

김흥태 씨의 이런 주장은 김기현 전 울산시장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계자 A씨, 그리고 검찰로부터 김흥태 씨를 고소, 고발하라는 압력을 받았다는 김흥태 씨 지인의 주장과도 맥을 같이 한다. A씨는 최근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김기현 전 시장과 관련된 경찰수사를 방해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통상 수사를 할 때는 수사지휘를 하는 검찰 특수부나 공안부와 협의를 한다. 그런데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수사과정에서는 검사들이 오지 못하게 했다. 검사가 사건을 꼰다고 느꼈다.

울산지방경찰청 관계자 A씨

 

김흥태 씨의 지인인 강석주 씨 역시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수차례 진행된 조사에서 줄곧 “김흥태를 고소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것이다. 강 씨는 심지어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이 상당히 위압적이었다고 말했다.  

 

“검사는 화가 나면 서서 소리를 질렀다. 처음에는 너무 무서워서 벌벌 떨었다 하지만 4번 정도 수사를 받다 보니 그것도 적응이 됐다. 검사가 막 고함을 치고 탁자를 치는 과정에서 얼굴에 침이 튀기도 했는데 ‘검사님, 앉으세요. 앉아서 얘기합시다. 얼굴에 침이 튀어서 차가워요’하고 말을 할 정도였다. 검사가 김흥태를 완전히 흉악범으로 몰아가야 하는데 내가 협조를 해 주지 않자 화가 난 것 같았다.

강석주 김흥태 지인

 

▲ 뉴스타파와 인터뷰하는 울산 건설업자 김흥태 씨. 김 씨는 2018년 12월 검찰의 별건 수사로 구속된 뒤 검찰청에서 자해를 시도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동생 김삼현 씨와 불법적인 용역계약을 맺은 사실을 수사기관에 고발한 뒤 검찰의 먼저털이식 별건수사로 구속됐던 김흥태 씨는 구속 직후인 2018년 12월, 검찰청에서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그의 왼쪽 팔목에는 지금도 당시 생긴 세 줄의 칼자국이 고스란히 흉터로 남아 있었다. 김 씨는 “살면서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해 본 적이 없다. 검찰이 없는 죄를 만들어서 사람을 잡아 넣는다는 것이 너무 싫었다. 그때는 정말 다 폭발시켜 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하명수사 의혹으로 시작된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사건은 현재 청와대가 주도한 선거개입 의혹으로 진화하고 있다. 검찰 수사가 서서히 청와대로 향하는 모양새다. 현재 검찰은 ‘2년 전 자유한국당의 고발 건’을 수사 이유로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미 2018년경부터 검찰이 사건의 본질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의혹은 외면한 채, 현 정부와 경찰을 겨냥했다는 주장과 증거들이 속속 나오면서 수사에 나선 검찰의 속내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 ‘30억 용역계약’ 관련 사건 일지 >

- 2018년 1월 / 김흥태, 경찰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 동생 고발(변호사법 위반 혐의)
- 2018년 3월 / 김기현 측, 김흥태와 경찰관계자 고발
- 2018년 5월 / 김기현 측, 김흥태와 황운하 고발 
- 2018년 5~11월 / 검찰, 김흥태 주변 인물 별건 수사
- 2018년 12월 / 김흥태, 사기와 강요미수 등 혐의로 구속
- 2019년 4월 / 검찰, 김기현 전 울산시장 형제 무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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