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한 日 영상..되레 위협비행 증거,아베의 한일갈등 이용 정치꼼수

아베가 레이더영상 공개 지시..급락한 지지율 만회, 한일갈등 국내정치 이용 꼼수 해석

정현숙 | 기사입력 2018/12/29 [13:29]

공개한 日 영상..되레 위협비행 증거,아베의 한일갈등 이용 정치꼼수

아베가 레이더영상 공개 지시..급락한 지지율 만회, 한일갈등 국내정치 이용 꼼수 해석

정현숙 | 입력 : 2018/12/29 [13:29]

외교를 내치에 활용하려는 의도..日전문가 "레이더파 음성 삭제로 증거 애매" 지적

 

일 방위성, 광개토대왕함 레이더 가동 상황 공개/사진=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은 20일 오후 지난 20일 동해상에서 발생한 우리 해군 광개토대왕함과 일본 P-1 초계기의 레dl 더 겨냥 논란과 관련해 P-1 초계기가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2018년 12월 28일 연합뉴스

 

한국 정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가 자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라며 관련 레이더 동영상을 공개했다. 우리 군 당국은 객관적인 증거가 아니라며 영상 공개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일본 정부가 28일 레이더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고 29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날 산케이신문과 마이니치신문,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27일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을 총리관저에 비공식적으로 불러 해당 동영상 공개를 지시했다.

 

일본 정부는 우리 해군이 동해 중간수역에서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와 관련해 당시 초계기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전날 전격 공개했다. 양측이 실무급 화상회의를 갖고 해결 방안 모색을 시작한 바로 다음날 뒤통수를 때리며 갈등을 확산할 조처를 한 것이다.

 

도쿄신문은 영상 공개에 대해 방위성이 한국을 더 반발하게 뿐이라며 신중론을 폈고 이와야 방위상도 부정적이었지만 수상의 한마디에 방침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급락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한국과의 레이더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아베 내각은 최근 임시국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문호 확대 법안 등 각종 법안을 무리하게 통과시킨 탓에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

 

마이니치신문은 일본 정부의 영상 공개와 관련해 아베 정권이 국내 여론 대책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자위대의 명예를 언급하면서 동영상을 공개한 것에는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을 결집하며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외교를 내치에 이용하는 아베 정권 특유의 꼼수를 쓴 것이다.

 

 

28일 일본이 공개한 영상에는 지난 20일, 독도 동북쪽 공해상에 우리 해경함과 조난당한 북한 선박이 왼쪽에 보이고 오른쪽에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배열해 있다. 해경에서 고무보트 2척을 보내 조난당한 북한 어선을 구조하고 있다.

 

이 장면을 촬영하던 일본 초계기도 교신을 통해 상황을 보고한다. 일본 초계기 교신 내용은 "왼쪽에 소형 고무보트 두 척. 그 사이에 어선 확인." 구조 활동 중임을 일본 초계기가 인지했다.

 

그런데 갑자기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하며 낮게 비행하기 시작한다. 이때 광개토대왕함과의 거리는 500미터, 높이는 해수면으로부터 150미터로 추정된다. 통상 초계기가 300에서 450미터 정도의 높이로 비행하는 것을 고려할 때 이례적인 저공 비행이다.

 

초계기가 다가오자 우리의 추적 레이더의 광학 카메라가 초계기를 추적하는 모습이 보이고, 그리고 잠시 뒤 초계기는 광개토대왕함의 공격용 레이더가 탐지됐다며, 교신을 시도한다.

 

일본 초계기 교신 내용은 "일본 해군이다. 우리가 (광개토대왕함의) 화기 관제 레이더 안테나가 우리 쪽을 향하는 것을 봤다. 무슨 목적인 거냐?"

 

일본 방위성은 13분 분량의 이 영상을 일방적으로 공개했다. 공개 이유는 자위대가 불명예스러운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부 교신 내용은 공개되지 않도록 별도로 처리하기도 했다.

 

우리 군 당국은 즉각 강한 유감을 나타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일방적인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해 사실관계를 호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라고 항의 했다.

 

군 관계자도 "교신 내용만으로는 일본이 주장하는 레이더 탐지를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레이더를 탐지했다면 회피비행을 해야할 초계기가 오히려 우리쪽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다"며 "오히려 초계기가 저공으로 위협비행을 한 것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군은 또, 일본측이 결정적 증거인 레이더 주파수를 공개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일본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당 영상을 증거로 보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토 도시유키 전 해상자위대 소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동영상에 레이더파의 음성이 삭제된 것에 대해 "자위대의 능력과 관계된 것이어서 지웠겠지만, (이로 인해 동영상은) 일본 주장의 근거로는 약하다"고 지적했다.

 

방위성의 한 관계자 역시 도쿄신문을 통해 “영상만으로는 모든 사람을 설득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라고 인정한 바 있다.

 

한 집권 자민당 관계자는 한국 정부가 올 11월 위안부 합의에 따라 출범된 화해·치유재단 해산을 결정하고, 이어 일본 전범 기업들이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들에게 배상해야 한다는 우리 대법원의 판결이 잇따르자 "아베 총리가 화가 나 있었다"라고 했다. 이에 더해 레이더 조준 논란에 우리 측이 반박하자 아베 총리가 폭발한 것 같다는게 일본 지지통신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아베 총리가 이처럼 초강수를 두는 이유가 2010년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 열도) 주변에서 중국 어선과 일본 해상보안청의 순시선이 충돌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일본 정부의 대처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도 보고 있다.

 

당시 민주당 정권은 관련 영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해상보안청 직원이 인터넷에 이를 유출해 논란이 컸었다. 아베 총리는 이후 이 문제와 관련해 “공개했어야 할 비디오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우리 국방부는 "일본 측이 공개한 영상은 단순히 초계기가 해상에서 선회하는 장면과 조종사의 대화장면만이 담긴 것으로 일반 상식적인 측면에서 레이더를 조사했다는 객관적인 증거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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