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후쿠시마 라면에 이어 사케까지 몰래 팔았다.

방사능 지역인 후쿠시마 라면에 이어 ‘후쿠시마 사케’ 18개월 동안 몰래 판 홈플러스

서울의소리 | 기사입력 2018/12/22 [14:14]

홈플러스, 후쿠시마 라면에 이어 사케까지 몰래 팔았다.

방사능 지역인 후쿠시마 라면에 이어 ‘후쿠시마 사케’ 18개월 동안 몰래 판 홈플러스

서울의소리 | 입력 : 2018/12/22 [14:14]

제조사 주소지 누락…라면 이어 사케까지 잇달아 덜미

고의누락 의혹 .. 소비자 분통

(사진=SBS 뉴스)                         홈플러스가 소비자 몰래 판매하다 적발된 후쿠시마산 사케. SBS 화면 캡쳐


홈플러스가 후쿠시마산 라면에 이어 사케까지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면서 소비자들의 공분이 증폭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로부터 불신을 사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12월 한 달 동안에만 유사한 상황을 두 차례나 연출하고도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다. 

 

특히 후쿠시마산 라면을 매장에서 팔았다가 전량 회수 조치를 한 뒤 불과 10여일 만에 다시 후쿠시마산 사케를 팔아, 똑같은 상황을 재 연출했다는 점에서 고의성 여부까지 의심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소비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형마트에서 원전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지역의 상품을 버젓히 판매하다니 신뢰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후쿠시마산 식품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중국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산 식품 수입을 제한하고 있고, 대만은 최근 국민투표에서 후쿠시마 농수산물 수입금지를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자국인 일본 내에서도 후쿠시마산 식품 가격은 전국 평균을 밑돌거나 유통판로가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다.

 

홈플러스가 라면은 물론이고 18개월 동안 ‘후쿠시마산 사케’를 몰래 팔았다는 것에 분노하면서 만약 발각이 되지 않았으면 계속 판매가 됐을 것이라는 데 대해 시민들의 비판이 이어진다.

 

해당 제품의 제조사 주소지가 누락돼 소비자들은 후쿠시마에서 생산된 제품인지 모르고 마신 셈이다. 특히 올 초 일부 커뮤니티에서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진 뒤 제품 디자인만 바꾸어 계속 판매 했다는 점에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6월부터 수입업체에서 납품받은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를 지난 18일까지 각 매장에서 판매했다. 이 제품은 동종의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이들이 찾던 사케 중 하나다.

 

이 제품이 문제가 된 것은 제조사의 주소가 적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시마현에 소재한 제조사는 후쿠시마 원전과 불과 80여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본산 식품 구매 시 소비자들이 가장 고려하는 사항은 생산지 주소이다. ‘후쿠시마’가 들어간 제품은 허용치를 초과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해도 기피해 국내에서는 사실상 ‘판매금지’ 제품이다.

하지만 ‘세이류노 카나데 청주’는 한글표시사항으로 생산지 주소를 가렸다. 또한 한글표시사항을 뜯어낸 뒤 드러난 주소에는 후쿠시마현 표기가 누락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홈플러스가 후쿠시마산 라면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자 ‘오타루 시오 라멘’의 판매를 중단했다. 당시 제품 포장지에 적힌 일본어 설명에는 제조사 주소가 후쿠시마현으로 돼있었지만, 한국어로 쓰인 ‘식품위생법에 의한 한글표시사항’에는 원산지가 ‘일본’으로만 표기돼있었다

 

홈플러스가 판매한 일본 후쿠시마산 라면에 일본과 공장명만 표기되어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홈플러스가 판매한 일본 후쿠시마산 라면에 일본과 공장명만 표기되어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후쿠시마는 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 누출사고가 있었던 지역으로 해당 제품은 원산지도 한글과 일어를 다르게 표시해 꼼수 논란까지 불거지며 소비자를 기만한 게 아니냐는 항의가 잇따랐다.


두 경우 모두 소비자들이 후쿠시마산인지 여부를 잘 알 수 없게 표기가 누락(라면의 경우 일본어로만 표기, 사케의 경우 아예 제조원 미표기)된 제품을 판매한 뒤 잇따라 적발되는 놀라운 싱크로율까지 선보여 충격을 주고 있다. 

홈플러스에서는 이달 들어서만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후쿠시마산 라면과 사케 등 소비자 불신이 높은 식품들을 판매하다 적발됐다. 표면상 홈플러스가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고작 매장 내 판매 중단 조치를 반복한 것이 유일해 보인다.

 

이미 제품을 구입해 먹은 소비자들은 병원을 찾아 방사능 피폭 검사를 받는 등 혼란에 휩싸였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홈플러스와 해당 제품에 대한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한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이라도 고쳤어야 한다. 그러나 후쿠시마산 라면 논란 당시 홈플러스는 "다른 후쿠시마산 제품은 전혀 없다"고 거짓 해명까지 했던 상황은 스스로 신뢰성에 자해를 가했다는 지적이다.

최근 홈플러스의 상황을 보면 참 답답해 보인다. 진정성 있는 사과나 대책 마련은 고사하고 임일순 사장이 상생 나눔이란 명목으로 직원들과 봉사활동을 했다거나 자사 스페셜 매장이 500만 고객을 돌파했다는 식의 현실과 동떨어진 홍보 활동에만 치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및 홈플러스 로고(사진=홈플러스 제공)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및 홈플러스 로고(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있는 어떤 발언이나 대책조차 내놓지 않으면서 임일순 사장은 "연말 축제 분위기 속에 자칫 소외되기 쉬운 주변 이웃을 돌아보고 올 한해 받은 사랑과 감사를 돌려 드리고자 나눔플러스 집중 기간을 갖고 있다"는 자랑을 하면서 또, 전국 16개 지역 주요 점포에서 임직원 300여 명이 파티 팩 2100박스를 만들어 아동시설 어린이들에게 전달했다는 홍보만 하고 있다.

매번 소비자들에게 문제가 적발되고 나면 부랴부랴 외과수술식으로 해당 제품만 칼질해내고 마는 편협한 태도가 소비자들의 원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의 격앙된 반응과 불안감 증폭의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홈플러스 불매운동을 거론하는 등 소비자들의 반응은 거침없고 매서웠다.소비자들은 커뮤니티를 벗어나 청와대 국민게시판에도 등장했다. 원산지 표기가 일본어로 돼 있어 원전 인근에서 제조된 제품인지 알 수 없는 만큼 구체적인 원산지 표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청원을 올린 시민은 "국내에 들어오는 (제품이) 후쿠시마가 원산지인지 크게 표시해주세요. 홈플러스에 후쿠시마산 라면이 들어왔단 내용을 봤습니다. 아예 들어와서도 안되는 건데 들어와 있어서 너무 불안해서 마트 가서 장보기도 두렵습니다
게다가 원산지 표시가 일본어라서 일본어 모르는 사람은 알아보기도 힘듭니다. 어차피 안 막아줄 거면 표시라도 크게 한글로 후쿠시마산이라고 표기해주세요"라고 호소했다.

 

물론 홈플러스 측은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며 법적 책임은 없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실제 식약처는 특정국가 생산 지역에서 생산했더라도 국가로 표기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홈플러스가 고의로 후쿠시마산임을 속이고 파는 것 아니냐란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임일순 대표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주부 마음으로라는 슬로건 때문이다.

 

후쿠시마산 제품은 왜 문제인가

그렇다면 후쿠시마산 식료품에 대해 우리 소비자들은 왜 이처럼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사실 후쿠시마는 지난 2011년 일본 동일본 대지진 당시 원전 붕괴로 방사성 물질 오염이 광범위하게 이뤄진 지역이어서 식품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꼽힌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13년 9월, 파괴된 후쿠시마 원전에서 가까운 8개현 후쿠시마, 이바라키, 미야기, 도치기, 아오모리, 군마, 이와테, 지바에서 생산된 수산물을 전면 수입중지 시킨 바 있다. 하지만 가공식품은 이 범주에 포함되지 않아 후쿠시마를 포함해 인근 지역 가공식품들이 수입되는 경우가 있었다. 

이런 현실에 소비자들은 더이상 한글표기된 라벨만으로는 원전 인근에서 제조된 제품인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불안해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아예 일본제품 구매를 자제하거나 꼭 필요할 경우 구글링을 통해 좀 더 세밀하게 원산지를 확인하는 등 불편을 감수해 내고 있다. 

 

혹여, 우리 집 식탁에 올라오는 일본산 가공식품이 혹여 방사능에 오염되지 않았을까하는 우려감 때문이다.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방사능으로부터 밥상 안전 지키는 30일 집중시민행동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수산물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4월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열린 방사능으로부터 밥상 안전 지키는 30일 집중시민행동 마무리 기자회견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 수산물 거부를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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