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국100년 특별기획] 2부 '사법부, 법복입은 관료가 되다'

화순투데이 | 기사입력 2018/08/18 [15:45]

[민국100년 특별기획] 2부 '사법부, 법복입은 관료가 되다'

화순투데이 | 입력 : 2018/08/18 [15:45]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民國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시리즈를 2018년 8월부터 2019년 하반기까지 계속해서 보도합니다. 내년 2019년은 1919년 3.1 혁명 100년, 임시정부 수립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100년을 보내고 새로운 100년을 맞는 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 특별기획을 통해 지난 한 세기 동안 한국을 지배해 온 세력들을 각 분야 별로 분석하고, 특권과 반칙 및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통찰을 99% 시민 여러분과 함께 이끌어 내고자 합니다.

뉴스타파는 <民國 100년 특별기획, 누가 이 나라를 지배하는가> 프로젝트를 통해 일제와 미 군정, 독재, 그리고 자본권력의 시대를 이어오면서 각 분야를 지배해온 세력들이 법과 제도를 비웃으며 돈과 권력을 사실상 독점하고 그들만의 특권을 재생산한 현재의 지배계급 시스템을 가감없이 들춰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미래 세대는 과거 지배 체제가 극복된, 그래서 보다 정의롭고 균등한 기회가 보장되는 체제에서 주권을 제대로 행사하며 자기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1. 양승태 체제가 판사를 길들인 방식

현직 부장판사의 말에 낭패감와 참혹함이 배어 나왔다.

그들 스스로 괴물이 됐어요. 판사가 모일 때마다 바로 바로 보고서가 만들어지고. 문건에 보면 정확히 나와 있잖아요. 핵심세력, 주변세력, 동조세력, 동료 판사들을 말살세력이라고 본 것 같아요.

A 현직 부장판사

지난 7월 한 지방법원 인근 찻집에서 판사를 만났다. 40대 후반의 부장판사였다. 현 시점의 사법부를  “날개 없는 추락”이라고 비유했다.  그가 무엇보다 견디기 힘든 건 이제는 바로 옆 동료 법관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는 것이다.

뉴스타파는 지난 7월부터 현직 판사들을 만나기 시작했다. 판사들로부터  양승태 사법부 체제가 어떻게 일선 법관들을 장악하고 통제해 나갔는지, 어떤 과정으로 순치시켰는지 직접 듣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이렇게 기억하고 있었다.

MB가 들어와서 첫 번째 터진 사건이 2009년 신영철 대법관 촛불 개입 사태에요. 일선 판사들이 반발했죠. 그런데 양승태의 취임과 서기호 판사의 제명이에요. 양승태 대법원장이 돌아오면서 보수 드라이버가 된단 말이에요. 그런 과정에서 박근혜 정부까지 들어서면서 법원이 상당히 숨 막히는 공간이 돼요.

B 현직 부장판사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012년) 당시 서기호 판사를 자른 다음에 뭘 강조 했느냐. 재임용이 되면 행정처에 불러서 이렇게 연회를 비슷하게 베풀어줬어요. 그러면서 저희한테 법복을 새로 입혀줬어요. 그런 퍼포먼스를 했거든요. 저도 당시 재임용되면서 갔었는데 양승태 대법원장이 그런 얘기 하더라고요. ‘법관들은 10년 임기로 돼 있기 때문에 당신들은 "세컨드 텀 저지(재임용 판사)다. 이 세컨드 텀 저지라는 건 굉장히 중요한 거다. 퍼스트 텀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세컨드 텀 져지가 됐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사실이다.’ 이런 얘기를 했어요.

A 현직 부장판사

헌법이 정하는 양심이라는 것은 ‘객관적 양심’이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가장 즐겨 쓰는 말이에요. 그런데 객관적 양심이 아마 일본 군국주의 시대에 나온 말일 겁니다. 객관적 양심이라는 거. 그건 헌재 결정에 정면으로 반하는 말이에요. 양심 자체는 주관적이지 어떻게 양심이 객관적일 수가 있습니까? 그건 양심도 아니죠. 헌재 판결을 보십시오. 양심의 자유가 있어서 양심이라는 게 나오는 거예요. 그거를 말도 안 되는, 마치 바이마르 헌법 때나 통용 되고 일본 군국주의 시대에 통용되는 논리가지고 끊임없이 법관들을 억제하려고 한 거죠.

B 현직 부장판사

촛불 혁명이 있기 전까지 다 예상했던 게 정권은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양승태 대법원장 다음에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 처장이, 그 다음에도 행정처 거치고 생각이 비슷한 사람이, 또 그 다음에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같은 사람이 대법원장을 했을 거예요.

A 현직 부장판사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2018년 8월 현재, 대한민국 판사는 2,933명이다.배석판사에서 대법원장까지 촘촘하게 피라미드식 계급 구조를 이룬다.  이 가운데 대법원장과 대법관, 고등법원장과 지방법원장, 고등법원 부장 등 고위직 판사는 314명이다. 승진과 보직 이동, 그리고 좌천, 재임용 탈락 등 당근과 채찍이 반복적으로 일상화된다. 여기에 출세와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더해지면서 사법부의 관료화는 심화되고 판사들은 철저히 획일화된다.법관은 이제 “법복 입는 관료”가 되는 것이다. 그 관료화의 정점에 법원행정처가 있다.

법원장은 제 상급자가 아니거든요. 제 업무와 관련해 저를 불러서 물어볼 권한도 없어요. 대법원도 상급기관이 아니거든요. 모든 법관은 독립돼 있어요. 그런데 지금 그렇지 않잖아요. 여러 가지 각종 선발성 인사들이 있고, 법관 2,900여 명이 되는데 900명 이상이 1년마다 보직을 옮기잖아요. 여기에 사무 분담도 중요하죠. 선호하는 사무 분담이 있지 않습니까. 그 다음에 해외 연수, 수석부, 연수원 교수 등 지금의 고등판사 제도. 이런 것들을 통해 각종 선발성 인사들이 있어요. 판사들이 늘 사법행정권자를 인식할 수밖에 없어요. 그건 명확해요.

B 현직 부장판사

(윗 사람에게 잘 보이면) 보장되는 게 많잖아요. 예를 들어서 이번에 그 외국 파견 얘기가 나왔잖아요 그만큼의 어떤 보장이 되는 거예요. 예를 들어서 2년, 어떤 사람은 10년 가까이 행정처에서 근무하면 완전히 그 사람은 핵심세력이 되는 거고…

A 현직 부장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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